한 개만 더, 한 발만 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런저런 생각들 28

커피챗 서비스 종료

(주)커피챗에서 운영하는 커피챗 서비스가 2025년 2월 7일자로 종료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게 되었다. 마지막 커피챗을 진행한 게 불과 3일 전이라 갑작스러웠고, 이내 곧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종종 링크드인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커피챗을 하게 되는데, 내가 링크드인에서 적절한 프로필을 가진 분을 찾아서 연락하고 시간을 조율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하지만 커피챗 서비스는 일련의 과정을 프로세스화하여 편리하게 대화가 가능하며, 커피챗 신청을 받은 전문가에게 소정의 보상(30분 기준 13,000원)을 제공하여 참여율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   나는 서비스 출시 초기부터 가입하고 여러 번 커피챗을 진행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2022년 초 부터이니 커피챗을 사용한 지도 만..

책을 읽는다는 것

나는 일 년에 평균적으로 약 100권 정도의 새로운 책을 읽는다.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에 따라 더 많이 읽기도 하고, 더 적게 읽기도 한다. 때로는 빠르게 책을 읽으며 많은 정보를 섭렵하고 싶기도 하고, 때로는 뜨거운 커피를 마시듯 아름다운 문장을 음미하고 싶기도 하다.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아름다운 책을 꼽으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와 보우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선택하겠다. 이 책들을 읽으면 그 문장의 아름다운 선율로 인해 귀가 간질간질해진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최고의 음악이다. 몇몇 책은 늘 가까이 두고 계속 반복해서 읽는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고등학생 때부터 책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한두 페이지씩 읽는다. 니콜로 마키..

가난한 사람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지나치게 타 부서의 동료와 업무를 폄하하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매우 보수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며 불필요한 부분까지 의심하고 검증한다. 그들은 자꾸만 프로세스를 복잡하게 만들고, 아주 사소한 일까지 보고받고 또 보고하기만 하며 결코 실행하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은 조직을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서서히 망하게 하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으며, 최고경영진에게는 오히려 꼼꼼하고 일 잘하는 사람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조직의 성장을 저해하는 태도이다. 이런 사람이 1명이라도 있는 한 그 조직이 혁신을 이루어 낼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상방은 막혀 있고 하방은 열려 있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작은 회사가 아니라 '큰 회사'에서는 이렇게..

침묵은 어떻게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는가?

24년 4월, 대학원에서 오후 수업 대신 세미나가 열렸고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윤석진 원장님께서 오셔서 강연을 해주셨다. 강의 내용은 KIST의 역사와 역할,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사와 미래, 원장님의 리더십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과학기술 관련 대학원에 다니고 있지만 기초과학 연구와 관련된 내용은 잘 몰랐는데, KIST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연구원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떻게 조직 구조와 성과 제도 등의 개편 성과에 대해 설명해 주셨는데 무척 인상깊었다. 원장님께서는 나의 아버지 세대이신데도 불구하고 원장으로 재임하시는 동안 연구 성과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을 실행하셨고 실제 숫자로 성과가 나타난 것이 흥미로웠다. 누구..

거인의 어깨 위에서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작 뉴턴 이 문장은 아이작 뉴턴이 1676년 로버트 훅에게 보내는 편지에 인용하며 널리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그의 겸손함을 나타낼 때 곧잘 인용되는 문구이지만, 사실은 편지 받는 사람을 비아냥거리기 위해 인용한 문구였다는 의견도 있으며, 뉴턴이 처음으로 한 말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 것은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문구가 보편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고, 내 삶에 투영하여 삶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면 된다. 대학원에 입학하여 논문을 쓰게 되면서 교수님과 선배들께 듣는 말이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연구, 쓰고자 하는 논문으로 세상을 바꾸기려 하기보다는 이제까지 ..

10주 동안의 치열했던 프로젝트

2023년 8월 26일부터 11월 4일 데모데이까지, 10주간 '딥 테크 문 샷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하 DMP). DMP는 혁신가 교육, 팀빌딩 및 창업, MVP 지원, 데모데이를 통해 10년 내 10억 명의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을 길러내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특히 Grand Challenges 해결에 주목한다. DMP는 과기부에서 주관하고 Tide Envision University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10주간 매주 화/목 저녁, 토/일 종일 정규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창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을 DMP에 사용했고,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큼 밀도 높은 10주를 보냈다. 나는 EO 채널에서 영상을 보고 지원했었고, 서..

12 Startups in 12 Months

얼마 전 EO의 언섹시 비즈니스 아티클을 보다가 재밌는 글을 발견했다. 제목에서부터 도파민이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글이다. 제목이 인상깊은 만큼 내용이 진부할 것 같기도 했지만 도저히 클릭을 안할 수가 없어 읽어보았는데, 너무 좋은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 그 자리에서 3번 정독했다. 이건 단지 코딩을 배우고 혼자 서비스를 만드는 얘기가 아니다. 어떻게 실패를 딛고 성공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EO 언섹시 비즈니스 아티클 https://eopla.net/magazines/6899# 혼자서 4개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1년에 30억원을 버는 인디 개발자 혼자서 4개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1년에 30억원을 버는 인디 개발자 아래 글은 2023년 09월 20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여행의 괴로움

보통 여행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감정들이란 행복, 즐거움, 일상을 벗어나는 짜릿함 같은 것들이다. 여행과 함께 괴로움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여행을 떠올리면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여행에서의 모든 순간이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기차가 20시간 넘게 연착되거나 핸드폰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꼭 가고 싶었던 곳에 갔는데 예상과 너무 다를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속아 바가지를 쓸 수도 있고, 시위로 국경이 닫혀 몇시간이고 버스에서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괴로움이 좋다. 매일 똑같은 곳으로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는 일상이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 그리고 그런 고통..

영원히 산다는 것

최근 인생에 큰 이벤트가 생기면서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친구들과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10년 만에 오가는 5분의 짧은 통화, 커피 한 잔. 아직까지도 누군가는 유치원 다닐 때의 나, 중학생 때의 나를 기억하고 있다. 기분이 묘했다. 무려 20년이 넘었음에도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 기억의 조각들이 삶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행복은 당장 도파민을 뿜어내는 일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더 자주 함께하고, 그 시간들을 추억하면서 점점 커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에픽테토스는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평소 별 생각 없이, 내 기분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곤 한다. ..

[Book] 마음챙김이 일상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

책을 읽고. 삶에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 위에서 균형을 잡는 다른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엿보고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었다. 한 번에 끝까지 읽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잠깐씩 시간을 내 조금씩 읽는 것을 추천한다. 책에 좋은 내용이 많지만, 후반부에 나오는 시 한 편으로 리뷰를 대신하고 싶다. 시의 저자는 나딘 스테어(Nadine Stair)라는 분으로, 예스24 작가 설명에는 아래와 같이 소개되고 있다. 저자 나딘 스테어에 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다. 미국 켄터키 주에 살고 있다는 것, 그녀가 85세가 되던 해에 시를 썼다는 것, 그것이 전부. 그녀의 존재는 1993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또한 전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